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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전기차가 한국시장에 남긴 메시지는?

포스코DX 2016. 4. 14. 15:10


지난주 테슬라 전기차 ‘모델3’가 전 세계 자동차시장을 강타했다. ‘모델3’ 사전예약이 시작된지 일주일만에 32만5000대 주문서가 들어왔다. 앞으로 2년후에나 받게 될 차지만, 10여개국 잠재고객이 열광하며 테슬라가 확보한 매출은 16조원 2000억원, 당장 통장에 들어온 예치금만 4000억원이다. 역사상 최대 클라우딩 펀드로 평가된다. 한국에도 수 백명이 예약에 가담했고, 환경부·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전기차 민간 보급 사업은 이미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모델3’가 제때 양산돼 국가 별로 잘 전달될 수 있을지, 계획한 충전인프라는 깔 수 있을지 현실성 논란도 제기됐다. 하지만 테슬라가 현재 자동차·에너지 업계 가장 성공한 시장 모델로 평가받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전기차 업계는 모델3 사전계약자 수가 최종 5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2년 동안 전기차 잠재 고객이 ‘모델3’라는 블랙홀에 다 빨려 들어가는 셈이다.




모델3는 테슬라 최초의 보급형 전기차다. 기본 가격은 3만5000달러(약 4045만원)이며, 배터리 용량 추가 등 옵션을 포함하면 4만2000달러(4854만원) 수준이다. 이미 출시된 '모델S'나 '모델X' 가격이 7만~8만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절반 수준이다. ‘모델3’는 우리나라 전기차 시장 90%를 차지하는 현대·기아차, 르노삼성의 전기차 가격과 비슷하다. 하지만 주행 성능은 월등하다. 한번 충전으5로 215마일(약 346㎞)을 달릴 수 있어서 우리나라 전기차를 두 배 이상 뛰어넘는다. 올 하반기 출시되는 현대차 ‘아이오닉EV’ 1회 주행거리는 160~180㎞에 불과하다. 가격 역시 4000만원 초반으로 모델3와 비슷하다. 기아차 '쏘울EV', 르노삼성 'SM3 Z.E.'도 가격과 주행 성능 모든 면에서 밀린다.





테슬라는 2003년 창업해 3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며 미국·유럽 등에 12만대 넘게 팔았다. 사업 초기 미국 정부로부터 5364억원의 자금을 초저리로 대출 받아 생산공장·기술센터를 운영하며 내연기관차 기술을 탈피한 혁신적 도전이 지금의 테슬라를 만들었다. 전기차 배터리로 가장 흔하지만 누구도 생각지 못한 소형 원통형 전지를 썼고, 컨베이어 벨트가 없는 조립 로봇 공장을 만들어 부품 개발·생산을 대부분 직접했다. 완성차 업계가 고가 중대형 배터리로 전기차 시장에서 전전긍긍할 때, 가장 저렴하면서 안전·성능이 검증된 소형 배터리를 사용했다. 자체 공장을 세워 알루미늄을 용해해 강판을 만들고 플라스틱 부품도 만들었다. 이 결과 수천개 부품을 쓰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10여개 모듈형태로 완성된 전용 플랫폼 전기차를 제작했다. 모델3는 배터리를 바닥에 까는 ‘플로어’ 방식을 적용했다. 이 때문에 배터리 양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은 물론 보닛 엔진룸과 기어 박스를 없앨 수 있었다. 여기에 차량 무게 중심과 무게 밸런스, 차대 강성을 최적화시키면서 주행 성능을 높였다.





반면 국내 전기차는 개조형 전기차로, 내연기관 차량과 같이 엔진룸과 기어박스는 물론 배터리를 뒷좌석 하단에 장착함으로써 오히려 실내 공간이 줄었다. 이 때문에 실내 디자인뿐만 아니라 주행 및 추돌 안전성에서 테슬라 전기차에 밀릴 수밖에 없다. 기존 완성차 업계가 테슬라 같은 전기차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테슬라의 성공엔 정부 역할이 컸다. 회사의 비전과 기술을 믿고 막대한 자금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전기차 산업 지원책은 이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지난 2011년 산업부(옛 지경부)가 700억원을 투입해 2014년까지 준준형 순수전기차 개발하는 사업에 국내 완성차 업체가 컨소시엄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럽다. 차는 계획보다 2년 늦게 출시됐고 내연기관 기반의 개조형 전기차에다, 혁신적 기술은 찾아 볼 수 없다.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사상을 버리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정부와 관련 업계는 전기차 산업을 키우길 원한다면 내연기관 중심의 사고도 버려야 하지만, 내연기관차 업체가 전기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도 버려야 할 것이다. 이것이 테슬라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남긴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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