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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금융 혁신의 미래

포스코DX 2015. 11. 27. 11:34






인터넷전문은행이 2017년께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될 전망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시중은행처럼 점포를 따로 내지 않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 또 계좌 개설을 위해 은행을 찾아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게 되고 저신용자에게 높았던 은행의 문턱도 점차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권에서는 내후년 인터넷 전문은행이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면 연 10% 안팎의 중금리대출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등도 금리 인하 압박을 받으면서 금융 시장 전반에도 적잖은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새로운 시장에 대한 주도권을 잡기 위해 KT, 인터파크, 카카오 등과 같이 기존 금융회사가 아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주도하는 컨소시엄 세 곳이 각각 출사표를 던졌다. 금융위원회는 내달 각 컨소시엄별 평가를 거쳐 연말까지 최대 두 곳을 예비인가 사업자로 선정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에서는 예비인가 심사 기준으로 기존 서비스에서 볼 수 없었던 ‘혁신성’에 가장 높은 배점을 두고, 평가 작업에 착수했다.


컨소시엄마다 전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우선 KT 컨소시엄은 금융과 ‘O2O(온·오프라인 연계)’ 비즈니스 간 접목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자동입출금기(ATM)를 KT의 전국 7만개 공중전화 부스와 GS25 편의점 1만 곳 등에 설치해 전국 어디에서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우리동네 네오뱅크’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또 통신 상거래 금융 등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연 10% 안팎의 중금리 대출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카카오 컨소시엄의 최대 자산은 역시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 ‘카카오톡’이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내 손안의 모바일 은행’인 ‘카카오뱅크’를 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학교 동창회에서 회비를 걷을 때 ‘단톡방(단체대화방)’에 공동계좌를 개설하고 해당 구성원이 입출금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회계 처리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톡만으로 간편하게 송금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도 가능하다.





인터파크 컨소시엄의 I-뱅크는 금융투자 상품을 자동으로 추천해주는 ‘로보 어드바이저’를 핵심 병기로 내세우고 있다. 예금통장에 여윳돈이 있다고 해도 기존 은행들은 그대로 방치해 왔는데 I-뱅크에서는 인공지능 컴퓨터와 게임을 하듯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성향에 맞춘 투자 상품을 추천해주는 솔루션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 같은 인공지능 자산운용 개념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옐로금융그룹이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이처럼 각 컨소시엄이 내세우고 있는 서비스들이 기존에는 생각할 수조차 없었던 혁신을 많이 담고 있는 만큼 기대도 크다. 실제 우리보다 앞서 2000년대 초반부터 인터넷전문은행을 도입한 일본은 8개 은행이 모두 흑자 경영을 일궈냈을 만큼 착실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06년 설립된 이온뱅크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0.52%로 시중은행인 미즈호 은행에 비해 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연 1.99% 금리에 급전을 빌릴 수 있는 카드론이 등장하는가 하면 ATM 이체 수수료는 전면 폐지되는 등 소비자 편익도 크게 높아졌다.


ICT 기술이 우리 사회에 확산되면서 금융 서비스도 이미 많은 변화를 거쳐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는 ICT 기술을 단순 활용해 계좌 이체나 조회, 공과금 납부 등과 같은 서비스를 조금 더 편리하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왔다면 앞으로는 ICT 기술과 융합으로 기존에 없던 창의적인 서비스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금융 산업이 ICT 기술과의 융합으로 새로운 서비스와 시장을 만들어 내는 것처럼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제조 산업도 새로운 혁신의 길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 : 한국경제신문 이호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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