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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가을 이야기2탄] 가을은 왜 천고마비의 계절일까?

포스코DX 2015. 10. 21. 12:55

 

첫 번째 이야기, ‘왜 가을은 독서의 계절일까?’에 이어, 오늘은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이야기를 되짚어 보는 두 번째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이번 주제는 바로 ‘천고마비’ 입니다.

 

 

 

 

천고마비(天高馬肥).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뜻을 가진 이 말은 풍요로운 가을을 나타낸다고 하죠.

그런데 이 말에는 무서운 뜻이 숨어있다고 합니다. 기원전 5세기 경부터 중앙아시아와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유목민족인 흉노족. 이들은 중국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날쌘 말을 타고 국경 지역으로 다가와서는 순식간에 약탈을 자행하고 떠나갔기 때문입니다. 이들을 막기 위해 쌓은 성들을 하나로 이은 것이 바로 만리장성이었습니다만, 그렇게 큰 성을 쌓았음에도 약탈을 막을 수 없었다고 하죠. 그만큼 흉노는 귀신보다 무서운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쪘을 때가 가장 무서워. 언제 흉노가 쳐들어올 지 모르니까!” 농사를 짓지 않아 식량을 구하기 어려웠던 유목민들에게는 추수가 이루어져 먹을 것이 많고, 말이 살쪄서 기동력이 좋은 가을이야말로 약탈하기에 적절한 시기였기에, 그 때가 되면 국경 지역의 중국인들은 무서움에 떨었을 것입니다.

 

 

 

 

또 다른 이야기도 있습니다. 먼저 당나라의 시인으로 유명한 두보의 할아버지, 두심언이 지은 시를 잠시 보시겠습니다.

 

 

 

 

두심언이 전장에 나간 친구가 하루빨리 승전보를 올리고 돌아오기를 바라는 뜻으로 지은 이 시구를 보면, ‘추고새마비’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아주 좋은 가을 날씨를 뜻하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천고마비와 유사한 구절이지요. 앞의 흉노족 이야기보다는, 이 시구에서 천고마비가 유래되었다는 설이 아무래도 더 듣기 좋지요?

 

 

 

 

고대와는 달리 주변에서 말을 보기가 쉽지는 않지요. 동물원이나 경마장 등 발품을 팔아서 움직여야 겨우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가만히 살펴 보면, 말 대신 가을이 되면 살이 찌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사람입니다’ 이제는 우스갯소리로 천고인비(天高人肥)의 계절이라고들 하지요. 그런데 가을에 살이 찌는 것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합니다.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사람의 혈관은 수축하게 되고, 이는 평소보다 우리 몸이 피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효과를 낳습니다. 특히 장기로 가는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다 보니 위장 운동과 위산 분비가 활발해지고 소화도 촉진되어 공복감이 다른 계절보다 더 빨리 찾아온다고 합니다.

 

 

 

 

독서의 계절 이야기에서 세로토닌에 대해 말씀드렸지요? 행복을 불러일으키는 신경물질 세로토닌의 효과 중에는 식욕을 억제하는 기능도 있다고 합니다.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드는 가을이 오면, 우리 몸의 식욕 억제기능이 저하되어 음식을 평소보다 더 찾게 됩니다.

 

동물적 본능도 무시할 수 없다고 하네요. 겨울잠을 자기 전 잔뜩 먹어두는 곰처럼, 사람도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체지방을 축적하려는 본능 때문에 식욕이 왕성해진다고 합니다.

 

다들 그럴 듯한 이야기죠? 그렇다고 “이거 봐! 그러니까 내가 지금 먹는 건 당연한 거야!”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운동도 하지 않고 잔뜩 먹고만 있는 분이 있어서는 안되겠죠? 살찐 말이 평야를 내달렸던 것처럼, 많이 먹고 그 에너지를 운동으로 풀어 내는 멋진 가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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